교사와 코딩은 단지 아이들을 거들 뿐

정보 활용 교육이나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과 관련된 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흔히 빠지는 오류는, 자신의 ‘기술자’ 역할에 심취하는 것이다.

나 역시 새로운 기술을 좋아하지만 나에게 프로그래밍은 취미일 뿐이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한다 치더라도 프로들의 세계를 넘어서기 힘들고, 내 본업은 어디까지나 교사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몇 년간 SW 교육에 매진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한계를 느꼈다. 단순히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아이들 수준에 맞게 쉽게 가르쳤더니 신기하고 재미있어하더라.’ 식의 SW 교육이 진행된다면 지금까지 수도 없이 유행에 따라 뜨고 지던 여러 교육 방법론들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그리고 모든 SW 교육이 꼭 Computational Thinking 방법론을 따라가야 할 필요도 없다.

프로그래밍은 세상과 소통하는 또 다른 수단이고 생각을 표현하는 또 다른 창이다. 우리는 세상과 대화하고 생각을 펼치기 위해 기술을 활용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사람, 그 사람이 하는 생각, 그리고 그 사람의 생각으로 변화되는 세상일 것이다.

SW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프로그래밍으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게 하는 교사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허용적인 교실 분위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자유로운 생각, 생각들의 창의적인 결합,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작은 발걸음 - 프로그래밍이 차근차근 이루어지면 된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결국 아이들의 생각이다. 교사와 코딩은 단지 아이들을 거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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