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하는 임용공부, 다 같이 붙어보게요.

무방비 상태로 4학년이 돼버리다
얼마 전, 저는 교육대학원 입학대표 선서를 하기 위해 전주교대 입학식에 참석했습니다. 불현듯 대학 새내기 시절이 떠오르더군요. 깜깜한 수험시절을 거쳐 갓 대학에 들어온 저에게, 앞으로 펼쳐질 대학 4년은 꿈같은 나날들로 느껴졌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3년간 저는 흥청망청 이어지는 술잔들 속에 선후배와의 끈끈한 애정을 쌓으며 대학생활을 마음껏 즐겼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대책 없이 4학년을 맞이했죠. 그것도 부총학생회장 감투를 쓴 채로.

불안에 떨고 있을 후배들을 위해
남들에게는 큰소리 탕탕 치던 저였지만, 그때 제 속은 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우리 부모님을 포함한) 대다수 분들은, 교대에 가기만 하면 무조건 선생님이 되는 줄 알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땜질식 교원양성임용정책으로 인해, 임용경쟁률은 이미 2:1을 넘어선지 오래입니다. 때문에 지긋지긋한 임용공부를 두 번하지 않기 위해서는, 막연히 ‘할 수 있다’를 넘어서서 ‘죽기 아니면 공부’정도의 독한 각오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임용공부의 특성 상, 4학년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까지는 머릿속이 뒤죽박죽 어지러운 것이 정상인 것 같아요. 정말 체계가 잡히기 시작하는 건 시험 직전이 되어서죠. 내가 모르는 것은 당연히 친구도 모르고 있습니다. 그러니 후배님들, 친구들이 죄다 나보다 잘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고 해서 절대 기죽지 마세요. 승부는 끝까지 가봐야 아는 거니까요.

나름대로 임용 공부법
작년에 저는 부총학생회장 일도 해야 했기 때문에, 남들에 비해 공부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스터디를 물색했죠. 3학년 기말고사 마지막 시험이 끝나자마자, 제가 좋아하는 과 동기들 몇 명에게 스터디를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들이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여줘서 너무도 기뻤습니다. 저는 주로 스터디 계획을 세우고 장소를 마련했습니다. 제 친구들은 공부시간이 부족해 허덕거리는 저를 찬찬히 잘 이끌어 주었죠. 저는 친구들과 함께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합격할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같이 시간이 부족하거나 의지박약인 분들에게는 스터디가 꼭 필요합니다. 대다수 후배님들도 벌써 스터디를 결성해서 공부를 하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만일 스터디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저희 스터디의 1년 계획표를 참조하셔도 됩니다. (저희 스터디는 100% 합격했답니다. 어제도 그 친구들과 저녁을 먹으며 신규교사의 애환을 나눴습니다.)

 

스터디는 필수 학습 진도를 점검해가는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즉, 꼭 해야 할 공부들을 밀리지 않게 서로 체크해주는 것이죠. 다들 열심히 공부하는 상황이니, 스터디를 통해 서로 자극도 얻고 정보교류도 할 수 있답니다. 스터디를 운영하다 보면 상황에 따라 벌금이 있을 수 있으며, 이것으로 주로 간식을 먹거나 회식을 하게 됩니다. 머리에 쥐가 나도록 열심히 공부하고 나서, 하루의 피로를 푸는 맥주 한잔! 정말 꿀맛이죠. 매일 술을 마시러 가면 조금 곤란하겠지만, 가끔 회식을 해주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친구들과의 우정도 돈독해진답니다. 그리고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누구나 불안·초조해진답니다. 스터디에 속해있다면, 스터디 식구끼리 서로 위로도 해줄 수 있고 슬럼프에 빠진 스터디원들이 차례차례 구제됩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 스터디는 나중으로 갈수록 구성원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며, 모여 있을수록 시험 정보도 얻기 수월하므로 - 꼭 모임에 들 것을 추천합니다.

공부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특히 바뀐 임용시험제도는 4학년 당사자들에게 조차 생소하기 때문에 강사 선생님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사교육의 도움으로 공교육에 나아가는 것이 탐탁치 않을 수는 있지요. 하지만 강사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시간이 절약됩니다. 그분들은 근 10년 넘게 임용시험을 지켜보셨던 분들이고, 가장 치열하게 시험대비를 하는 분들이시니까요. 04학번 선배님들 중 한 분은 “그분들은 오히려 고마운 분들이시다.” 라고 까지 표현하셨답니다. 물론 우리는 그분들께 정당한 강의료를 지불하고 도움을 받게 되죠. 어찌됐든 시험에 낙방해서 또다시 1년을 공부하는 것보다는, 지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받아가며 그저 후회 없이 공부하는 것이 최선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임용공부는 속진속결 반복이 중요합니다. 지나치게 복습을 중시하며 천천히 공부를 하다 보면, 결국 앞부분을 까먹으면서 진도만 나가게 됩니다. 저는 하루에 10개씩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교육과정이론 전체를 보름 만에 본 적이 있습니다. 일명 ‘한 바퀴 돌린’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교육학과 교육과정 기본이론을 최소 3번씩 복습했습니다. 방대한 양을 단시간에 공부하기 위해서는, 빨리 나아가되 여러 번 복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사법고시 합격생들의 조언 등에서도 항상 강조되고 있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교대 4학년들의 임용 공부에 한해 적용 될 수 있는 말이겠지만, 스터디에서 직접 문제를 만드는 것은 노력에 비해 얻을 것이 적습니다. 그저 가만히 있기만 해도 매일 강사 선생님들이 양질의 문제를 쏟아내십니다. 그분들은 임용 시험에 관해서는 전문가 분들이십니다. 그분들이 내는 문제를 충분히 다 소화하시고 더 이상 공부할 문제가 없다면, 그때 직접 문제를 만드셔도 됩니다. 하지만 기존에 있는 문제들도 다 풀지 못하였다면, 차라리 시중에 나온 문제집이나 모의고사를 열심히 풀고 스터디원들과는 피드백을 함께하세요.

그리고 수험생에게는 시간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두 달 월간계획표를 크게 세우고, 일일계획표를 짜서 생활을 관리했습니다. 또, 책의 목차를 복사해서 책상에 붙여두고 진도가 나갈 때마다 색연필로 목차를 지워나갔지요. 제가 공부 한 분량이 시각적으로 착착 보여지니, 목차를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뿌듯해지며 동기유발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오가는 시간이면 초등 음악 제재곡 MP3를 들었습니다. 저는 미술교육과여서 봄에 졸업작품 작업도 했었습니다. 제가 조소실에서 테라코타 작업을 하면서도 음악 제재곡을 듣고 있으니, 친구들이 독하다고 놀린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보면 수업시간에 임용공부를 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학과 시간에 수험공부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수업을 열심히 들어야 대학 정규 시험도 잘 볼 수 있기도 하고, 교수님 눈치를 보며 하는 임용공부는 별 효과도 없기 때문입니다. 공부는 자기집중이 필요한 것인데요, 친구들이나 교수님 눈총을 받으며 공부하는 티를 내봤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수업시간에는 수업을 열심히 듣고, 수업 외의 시간은 100% 공부에 집중하면 됩니다. 수업 2시간을 빼더라도 하루는 22시간이나 됩니다. (그런 맥락에서 부총학생회장 활동도 그럭저럭 해냈습니다. 물론 제 활동을 못미더워 했던 3학년 후배들도 많이 있었는데요, 그들이 제 고뇌를 어찌 이해하겠습니까. 임용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부총학생회장 출마를 기피했던 많은 사람들보다는, 제가 훨씬 대담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결코 학교도 포기할 수 없었고, 공부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다 잘되었으니 다행이죠.)

수험서 이외에 도움이 되는 책으로, 사법고시 합격자 최규호님의 「불합격을 피하는 법」, 고시 3관왕 고승덕님의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를 추천해드립니다. 저도 힘들 때마다 이 책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저는 입버릇처럼 “임용공부는 두 번 다시 하기 싫기 때문에 꼭 합격해야 한다.”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후배님들 모두 지금 일분 일초가 너무도 괴로우시겠지만, 잠깐의 고통을 이겨내면 큰 기쁨이 있으니 순간순간의 게으름을 꼭 극복하시길 바랍니다. 합격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와 실천으로 후배님들 모두가 기쁨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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