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만들었던 회로를 보며
- LIFE
- 2013. 7. 18. 23:18
15년 전, 만능기판에 한땀 한땀 납땜했던 회로를 꺼내봤다.
구형 컴퓨터에서 뜯어낸 CD-ROM을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간단한 회로기판을 만들면 이를 CD player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PC 통신에서 찾아냈다.
그때는 주변에 컴퓨터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가르쳐줄 사람도 아무도 없었다. 동네 시립도서관과 모뎀을 통해 연결된 세상이 내 유일한 스승님이었다. C++ 책을 싸게 구하고 싶어서 뉴스 그룹을 통해 중고로 책을 구했을 정도니까.
차마 버리지 못하고 15년을 소중히 간직했던 회로를 보며
그때 내 주변에 좋은 스승이 있었다면, 나와 관심사를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혹시나 내가 가르치는 아이 중에,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아이가 있다면 내게 손쉽게 말을 걸어 올 수 있도록 내가 좀 더 너그러운 선생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금은 세상이 참 좋아졌다. 나와 관심사를 공유하는 많은 분이 계서서 항상 큰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