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face 3 = 노트북을 대체할 수 있는 태블릿

매력상승 끝판왕

현재까지 최고의 Windows 태블릿은 Surface Pro 3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Surface Pro 3는 화면 크기, 무게, 가격 면에서 노트북과 고민되는 면이 많다. 새롭게 출시된 Surface 3는 기존 끝판왕의 명성에 휴대성과 가격경쟁력을 높여 더 매력적인 모습으로 나타났다.

Surface는 ‘노트북을 대체할 수 있는 태블릿’이다. - Microsoft

단단한 멋스러움

Microsoft는 하드웨어 명가이기도 하다. Microsoft의 키보드와 마우스는 좋은 품질에 탄탄한 사후지원으로 이름 높다. 그런데 Microsoft의 디자인은 상당히 남성적이다. 물론 Apple이나 일본 기업들이 만들어내는 섬세한 감성에는 조금 미치지 못할 수 있다. 그렇지만 Microsoft만의 스타일이 있고, 분명 그것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다. Surface의 마그네슘 합금 본체는 다른 기기들과 차원이 다른 견고함과 신뢰감을 준다. 조금 묵직하지만 단단한 모습이 믿음직스럽다. Surface는 예쁘다기보다 멋지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기기이다.

선명한 화면과 또렷한 소리

Surface 3의 화면은 10.8인치 214ppi Clear Type Full-HD다. 실제로 보면 시원하게 탁 트여서 맥북 프로 레티나 화면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8인치 Windows 태블릿을 쓸 때는 모든 글자 크기를 150%로 확대했었는데 그러면 설정 창도 덩달아 커져서 아래쪽 확인 버튼이 화면에 잘렸었다. 그런데 Surface는 고해상도이고 화면 비율 때문에 글자 크기를 200%로 확대해도 설정 창이 잘리지 않는다.

사실 Surface 화면은 3:2 비율이라, 영화를 보면 위아래에 까만 여백이 생긴다. 하지만 일상적인 웹서핑과 문서 작업에는 와이드 화면의 다른 Windows 태블릿들보다 훨씬 보기 좋았다. Surface는 언제 어디에서나 일할 수 있는 생산성 도구로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하다.

Surface로 음악을 들어보았다. 소리가 맑고 또렷했고 스테레오 음향이 잘 분리되어 듣기 좋았다.

이제 노트북에서 Surface로

Surface 3는 체리트레일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태블릿으로는 훌륭하지만, 노트북으로는 평범한 성능이다. 그리고 아톰은 SSD 규격이 아니라 eMMC를 하드디스크로 채택했는데, 저장 속도가 약간 떨어진다. 용량이 큰 파워포인트 파일을 편집하고 저장할 때, 살짝 느린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발열이 적고 팬이 없어서 가볍고 조용하다는 장점이 있다.

Surface 3로 노트북에서 하던 작업들을 그대로 했는데 별 차이가 없었다. 일반적인 웹서핑, 문서편집, 코딩 작업이 원활했다. 물론 영상 편집이나 고해상도 그래픽 작업은 무리겠지만, 가벼운 사용에는 충분한 능력을 보여준다. 배터리 실사용 시간은 8시간 정도로 준수했다. 크롬 말고 파이어폭스나 익스플로러를 쓰면 배터리 시간이 더 확보된다.

그리고 Surface 3는 충전 어댑터가 작고 가벼운 편이다. 다른 노트북들의 거대한 충전 어댑터보다는 훨씬 나았다. 다만 주변 기기들이 워낙 비싸다 보니 연결 부분이 단선될까 봐 걱정되어, 수축 케이블을 덧대거나 호환되는 충전 어댑터를 하나 더 살까 한다.

Surface 3의 무게는 622g으로 여자들이 간편하게 들고 다니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다. 노트북 같은 성능에 노트북보다 가볍고 기분 좋게 느껴졌다. 그냥 쓸만하다 정도가 아니라 노트북을 대체해서 사용해도 별다른 불편함이 없도록 적정한 선을 지키고 있다.

활용도를 높여주는 주변기기들

Surface 펜은 엔트리그 방식이다. 엔트리그 펜은 와콤 펜보다 섬세한 표현이 부족하고 배터리도 넣어야 한다. 그렇지만 와콤 펜의 고질적 문제였던 외곽 오차가 덜하다. 개인적인 느낌으로 그림 그릴 때는 와콤이 더 나은 것 같다. 하지만 일상적인 터치와 필기에는 엔트리그도 쓸만하다. Surface 펜에는 수은 건전지와 AAAA 알카라인 건전지까지 총 2종의 전지가 들어간다. 수은 전지는 블루투스 통신으로 화면 캡처나 원노트 실행 등에 쓰이고, 알카라인 전지는 일반적인 펜 작동에 쓰인다. 건전지가 2종류나 필요해서 약간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Surface는 펜 수납공간이 없어서 보통 펜을 끼우는 펜 루프를 커버에 붙이고 다닌다. 문제는 Surface를 오래 쓰다 보면 펜 루프가 떨어질 염려가 있다. 그리고 커버가 덮여있어도 펜 버튼이 눌리면 Surface 화면이 켜지는 문제가 있다. 고급 전원 설정을 잘 해주면 어떨지 몰라도 기본 설정 상태로는 그러했다. 결국, 의도치 않게 펜 버튼이 눌리지 않도록 펜을 하드 케이스에 따로 넣고 다니게 되었다

Surface 3의 타이핑 커버(키보드 커버)는 부드러우면서도 찰칵찰칵 글이 잘 써졌다. 터치 커버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Surface RT 때 사용했던 기억으로는 뭔가를 두드리는 것 같지 않아서 괜히 불편했다. 비싸지만 터치 커버보다 타이핑 커버가 훨씬 좋다. 타이핑 커버에 터치패드까지 있는 점은 참 좋았는데, 아쉽게도 3 포인트 터치까지는 지원되지 않았다. 드래그 동작을 하기는 불편해서 Surface 3를 주력으로 쓴다면 결국 마우스가 필요해진다.

Surface 3를 사면 정말 Surface 3만 있다.
Surface 3 본체와 충전 어댑터 이외의 모든 주변기기를 따로 사야 한다. 그런데 펜이 있으면 손글씨와 손그림을 입력할 수 있고, 키보드 커버가 있으면 노트북같이 쓸 수 있어서 Surface 3의 활용도가 매우 높아진다. 그리고 micro SD 카드를 사면 저장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그래서 돈을 더 쓰더라도 키보드 커버, 펜, 외장 메모리 정도는 사게 된다. 기본 구매 가격을 낮추고 용도에 따라 주변 기기들을 더하라는 의도인 것 같은데, 추가 비용이 많이 든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다.

Surface 3만의 특징

  • Surface 3는 후면 킥스탠드가 3단계로 조절된다. Surface Pro 3의 킥스탠드는 각도가 자유롭게 조절되는데, Surface 3는 세워놓기-놓기-눕혀놓기 세 가지 상태만 된다.
  • Surface 3에는 Office 365 개인용 1년 구독권이 들어있다. 그리고 PDF 앱으로 유명한 Draw board PDF가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다.
  • 카메라는 전면 350만 화소에 후면 800만 화소이다. 노키아의 명성을 이어받아서 그런지 괜찮은 화질을 보여준다. Surface 3가 Pro 3보다 나은 점은 카메라가 AF 자동초점이라는 것이다. 후면 카메라로는 Office Lens 앱으로 문서를 스캔하고, 전면 카메라로는 Office Mix로 강의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오토포커스가 되기 때문에 이런 용도로 Surface 3를 쓰기가 매우 좋다.
  • Surface 3는 Micro USB 단자로 충전한다. 그래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충전기나 샤오미 휴대용 배터리로도 충전된다. 그렇지만 Surface 3의 충전 어댑터는 5V 2.6A 13W로 출력이 상당히 높다. Anker 40W 5port 충전기로도 충전이 잘 되지만 다소 시간이 오래 걸리는 느낌이다.

2015 Macbook & Surface 3

Surface 3는 2015 Macbook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다. 사실 사양만 따지면 Surface 3나 2015 Macbook보다 가격 대 성능 비가 좋아 보이는 제품들이 많다. 하지만 사람들이 두 기기를 원하는 이유는 바로 완성도이다. Surface 3와 2015 Macbook은 조금 비싸더라도 기꺼이 구매하게 만드는 매력 요소가 분명히 있다. 둘 다 모바일 CPU를 사용하여 팬이 없고 매우 가벼우며 단정한 디자인을 갖췄다. 그런데 두 기기의 전혀 다른 면도 있다. 2015 Macbook은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는 USB-C 포트 단 하나를, Surface 3는 USB 3.0 + micro USB + mini DP + micro SD card slot을 각각 갖췄다. 무엇이 더 좋은지는 취향에 따라 의견이 나뉜다.

하나의 기기만 선택하라면

Surface는 태블릿이지만 플래시 사이트와 인터넷 뱅킹이 된다. 타이핑 커버를 붙이면 키보드를 활용하여 오피스 업무도 볼 수 있다. 펜을 이용하여 논문이나 교과서 PDF 파일에 필기를 하고 원노트로 강의 내용을 녹음하면서 필기도 할 수 있다. PC에서 쓰던 동영상 재생기를 그대로 활용하여 여러 가지 영상 코덱과 자막을 지원하고, 각종 PC 게임과 에뮬레이터를 구동할 수 있다. 심지어 안드로이드 에뮬레이터도 잘 구동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에서 쓰던 앱 들도 활용할 수 있다.

무인도에 단 하나의 기기만 들고가야 한다면 Surface 3를 택하겠다.
노트북처럼 일 할 수 있고 태블릿처럼 그릴 수 있고 휴대폰처럼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Surface 3는 적당한 가격과 성능, 그리고 맥가이버 칼처럼 단 하나로 많은 기능을 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기기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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