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학교들에 스마트 교육 강의를 다니며

나는 전주 한옥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지금은 한옥마을에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가장 붐비는, 중심거리가 집이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이어 대학교까지도 모두 한옥마을의 걸어서 10분 거리였다. 그리고 지금은 한옥마을에서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아파트 단지의 도시 학교에서 5년째 근무 중이다.

이러다 보니, 내가 겪은 경험의 폭이란 은근히 좁아서 조금만 새로운 곳에 가도 눈이 휘둥그레지고 허둥거린다. 이런 점을 극복하고자 대학을 졸업하며 중국이나 유럽 등지로 열심히 여행을 다녔고, 주말이면 홍대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음악을 배우고 미술관에 다녔다. 하지만 30년 가까이 한동네에 살았던 좁디좁은 시야가 짧은 시간에 넓혀지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최근에는 이곳저곳 강의를 다니고 여러 사람을 만나며 조금씩 눈이 뜨이고 있다. 학교로 찾아가는 스마트 교육 강사로 시골 학교들을 돌아다니게 되었는데, 오히려 내가 배운 것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시골학교 선생님들은 푸근하다. 학교에 들어서면 추운데 먼 길 오느라 고생 많았다며 따스한 차와 제철 과일을 웃음으로 내주신다. 강의를 시작할 때는 학교 식구들이 적어서 자리가 조촐하다고 오히려 미안해하시며, 대단하지도 않은 내 말을 내내 열심히 들어주신다. 달달한 풋감 접시, 훈김이 솔솔 나는 고소한 메밀차, 학교 뒤 텃밭에서 길렀다며 건네주시는 무공해 채소 다발에서 시골학교의 정이 가득 묻어난다.

선생님들이 내게 자주 물으시는 내용은 수업에 쓸 수 있는 유용한 스마트 앱은 무엇이 있는지, 스마트 패드에서 전북e스쿨을 활용하는 방법은 없는지, 무선 인터넷이나 미러링 장비가 마땅히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학교에서 주의해야 할 저작권 사항들, PDF 파일을 한글 파일로 바꾸는 방법 등이었다.

  • 에듀 앱 모아 : http://eduappmoa.kr
    스마트 앱이 초등/중등 그리고 학년/교과별로 분류되어 수업활용 방안까지 안내된 사이트
  • 스마트 패드에서 전북 e스쿨 활용하기
    iOS 기기 - 퍼핀 브라우저 : http://www.puffinbrowser.com
    안드로이드 기기 - UC 브라우저 : http://www.ucweb.com
  • 네이버 나눔글꼴 : http://hangeul.naver.com
    자유롭게 수정 재배포 가능한 글꼴
  • 네이버 자료실 - 기업무료 라이센스 SW : http://software.naver.com/themechannel/list.nhn?themeChannelNo=2
    학교에서 사용해도 저작권에 걸리지 않는 프로그램 모음
  • 스몰PDF : http://smallpdf.com/kr
    PDF 파일 압축, 그림으로 바꾸기, 암호 풀기 등 다양한 기능
  • http://www.pdfonline.com
    http://www.verypdf.com/online/pdf-to-word-converter.php
    https://www.pdftoword.com
    PDF 파일을 MS워드 파일로 바꿔서 한글에서 불러올 수 있음
  • 클립 컨버터 : http://www.clipconverter.cc
    유투브 영상 다운로드 사이트. 유투브 영상에서 MP3 파일로 배경 음악만 받을 수 있고, 영상을 다운받을 시작 시간과 끝 시간을 정해서 영상을 잘라서 다운받을 수 있어서 유용
  • EBS 클립뱅크 : http://clipbank.ebs.co.kr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짤막한 교육 영상들 제공
  • 자멘도 : https://www.jamendo.com
    UCC 동영상 제작 시 배경음악으로 쓸 수 있는 저작권 무료 음악 제공 사이트
  • 센드애니웨어 : https://send-anywhere.com
    다양한 기기 간에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이트. 스윙브라우저의 퀵 전송과 같은 역할
  • 패들릿 : http://ko.padlet.com
    로그인하지 않아도 자유롭게 접속해서 함께 생각을 모을 수 있는 온라인 포스트잇 벽보
  • OK마인드맵 : http://www.okmindmap.com
    온라인으로 협업하여 마인드맵을 그릴 수 있는 사이트
  • 핑퐁 : http://gogopp.com/ko/web
    미국의 클리커 같이 학생들에게 퀴즈를 내고 답변을 받으며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해주는 사이트
  • 모비즌 : https://www.mobizen.com
    무선인터넷이나 미러링 장비가 없어도 그냥 컴퓨터에 설치해서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

알려드린 내용을 나열해보니 Smart Education이라기보다 Smart Work for Education에 가까운 내용을 전달한 것 같다. 하지만 먼 길을 찾아가 단 2시간 동안 이야기를 전해야 하는 상황에서, 몇몇 앱만 실습하고 끝나기에는 정말 시간이 아까웠다. 그래서 선생님들께 미리 궁금한 내용을 요청받아서 모든 내용에 도움을 드릴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해갔다.

사실 스마트 교육이 일반화되기 위해서는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 보다(앱 교육) 물고기를 잡는 방법(정보화 교육 소양)을 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정보 리터러시, 보안과 저작권, 스마트 워크에 대해 먼저 지식을 쌓고, 교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자원들을 소개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학교에 계신 선생님들은 모두 교육의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가들이시기 때문에 받들어 존중하고, 선생님들의 전문 분야에 스마트 기술을 접목하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느끼게 해드리면 더할 나위 없다. 그래서 나도 내가 좋아하는 교육 분야에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사례들을 몇 가지 보여드렸다. 그리고 나에게 받은 인상이 정보과학교육 전반에 대한 인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깔끔한 차림과 예의 바른 진심도 필수이다.

그리고 특정 플랫폼에만 있는 앱에 얽매이기보다, 다양한 기기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웹 앱(웹사이트)을 소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웹사이트로 접근하다 보면 아이패드나 갤노트나 다 똑같다.

또, 앱 실습 위주로만 강의를 준비하다 보면 위험요소가 지나치게 많다. 전기공사에서부터 시작해서, 네트워크 접속 문제, 미러링 문제, 앱 설치용 계정 문제(학교용 계정이나 비밀번호를 잊어버림), 기기에 패턴이나 암호 잠금이 되어 있는 문제 등이 수시로 발생한다. 그러면 그 학교에 처음 방문한 강사는 당황할 수밖에 없고, 우왕좌왕 아까운 시간이 흘러간다. 그래서 비상사태에 대비해 강사가 모든 장비를 챙겨가거나, 아니면 꼭 실습하지 않아도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도록 완벽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가야 한다. 

나는 프레젠테이션을 꼼꼼하게 준비해갔기 때문에, 심지어 학교 전체 인터넷이 먹통인 상황에서도 부드럽게 강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프레젠테이션 마지막 페이지에는 연수 내내 소개했던 서비스들을 한눈에 보기 좋게 정리해서, 선생님들이 그 화면을 사진으로 찍어 가실 수 있게 제공했다. 나중에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업무 메신저로 질문하실 수 있도록 내 소속과 이름도 함께 적어두었다.

이곳저곳 강의를 다니느라 11월 한 달이 바람같이 달려갔고 학교에서 적잖이 눈치도 보였지만, 맑은 공기를 쐬며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는 동안 오히려 스스로 배운 것이 많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엔드유저(End User)에 해당하는 초보 선생님들께 앱 소개와 같이 매우 쉬운 내용을 전달하는 연수가 대체 나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 힘만 빼는 게 아닌가 싶어 강사 생활에 회의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실제 학교에서 정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고, 다양한 수준과 환경을 다니며 많은 경험이 쌓였다. 가을 과일과 싱싱한 채소 약간도 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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