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아드네프의 시작

꾸아드네프는 프레네 교육에서 아이의 삶을 교실로 초대하는 테크닉이다.

'꾸아드네프'라는 생소한 불어에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꾸아드네프는 정말 별거 아니다.

'별거 없니?' 라는 말은 영어로 'What's new?'가 되고,
다시 불어로 말하면 'Quoi de neuf?'가 된다.

아이의 삶이 배움으로 초대되며, 교실은 한층 생기를 지니게 되었다. 자칫하면 사춘기의 내외로 팍팍해질 교실이, 꾸아드네프로 형성된 관심과 대화로 기분 좋은 활기를 띤다. 그리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화들에서, 자연스레 사회적 의사소통 기술이 발달하고 지식의 범위가 넓어진다.

물론 내가 꾸아드네프를 수업에 자연스럽게 버무릴 수 있을 정도로 내공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난 아직 초보 프레네 교사이다... 자꾸 시도해 볼 수록 더 재미있어지겠지? 어쨌든 아직은 서툴지만 무언가 모를 해방감과 새로운 시도에 대한 성취감 때문에, 내 마음속에서 프레네 교육을 계속 알고 실천하고 싶다는 내적 동기가 생긴다.

꾸아드네프를 실천하면서 아이들에게 배운 점도 많다.
선생님이 꾸아드네프에 대해 몇 마디 말을 건네고 시간을 주었을 뿐인데, 아이들은 꾸아드네프를 창조적으로 변형시켜갔다.

아래는 아이들이 금세 만들어낸 꾸아드네프의 다양한 방법들이다.

노래로 꾸아드네프 하기, 랩으로 꾸아드네프 하기, 영어로 꾸아드네프 하기, 몸짓으로 꾸아드네프 하기, 그림으로 꾸아드네프 하기, 만화로 꾸아드네프 하기

놀라운 점은 이 모든 방법들을 아이들 스스로 만들어내고 실천했다는 점이다. 선생님들이 머리 아프게 다양한 방법들을 쥐어짜 낼 필요가 없다. 그리고 억지로 이 방법 저 방법으로 아이들을 몰고 갈 필요도 없었다. 그저 아이들 스스로 새로움을 찾아내고 보여주었다.

그리고 모둠 안에서 꾸아드네프를 하는 순서를 정하려고 연필을 굴린다. 꾸아드네프는 연필을 굴림에 따른 벌칙이 아니라, 그저 꾸아드네프를 더 즐겁게 하려고 아이들이 추가한 하나의 놀이이다. 연필을 굴리는 자체가 놀이이고, 놀이와 연결되는 꾸아드네프는 자연스럽게 즐거워진다.

"선생님, 꾸아드네프해요!" "와, 꾸아드네프다!" "해도 해도 할 말이 자꾸 생겨요"
교사는 떠드는 아이들을 통제하는데 시간을 참 많이 쓴다. 그래서 나도 평소에, 아이들이 지나칠 정도로 할 말을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꾸아드네프를 해보니, 아이들에게 자신의 삶을 꺼내놓고 진지하게 생각을 나누는 대화의 기회는 오히려 적었던 것 같다.

프레네 교육을 조금씩 공부하고, 자꾸 시도하고 실천하며 재미를 느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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