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나누어 세상을 밝히는 기술, Be My Eyes

Be My Eyes - helping blind see

Website : http://www.bemyeyes.org
Appstore : https://itunes.apple.com/kr/app/id905177575?mt=8
Video : https://vimeo.com/113872517

우리는 항상 밝은 곳에서 많은 것을 본다. 하지만 내가 당연하게 느끼는 이런 혜택이, 매우 간절하고 절실한 사람들이 있다면? 우유를 마시기 전에 유통기한을 봐야 하는데, 만일 내가 시각장애인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덴마크의 젊은이들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시야를 빌려줄 수 있는 앱을 만들었다. Be My Eyes, 내 눈이 되어주세요.

Be My Eyes는 스마트폰의 영상통화와 소셜네트워크 기능으로 시각장애인들에게 실시간으로 도움을 주는 서비스다. 앱을 켜면 가장 먼저 ‘보인다(sighted)’와 ‘보이지 않는다(blind)’를 선택하여, 자원봉사자로 등록할지 도움을 요청할지 정한다. 만약 시각장애인이 도움을 요청하면 앱이 가장 빨리 응답하는 도우미에게 화상통화를 연결해준다. 시각장애인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무언가를 비추고, 영상통화로 연결된 도우미가 말로 상황을 설명하여 도움을 줄 수 있다.

Be My Eyes 앱은 도움을 주고받는데 어려움이나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소셜네트워크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만일 나에게 도움 요청이 왔는데 바쁜 상황이라면, 거부 버튼을 눌러서 즉시 다른 도우미에게 연결할 수 있다. 그래서 도우미로 등록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게 된다. 그리고 영상통화가 끝날 때마다 시각장애인과 도우미는 서로 평가를 남길 수 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누군가 앱을 악용하여 시각장애인을 골탕먹였다면, 신고 기능으로 해당 사용자를 차단할 수 있다. 훌륭하게 도움을 준 봉사자는 포인트를 받아 뿌듯한 마음이 시각적으로 확인된다.

타임스(Times)는 지난 2011년, 세상을 바꿀 10가지 아이디어(10 Ideas That Will Change the World) 중 하나로 공유 경제(Shared Economy)를 선정하였다. 그리고 스마트 기술의 발전은 진정한 공유경제의 시대를 열었다. 우리는 이미 에어비엔비(Airbnb)로 집을, 우버(Uber)로 자동차를 공유하고 있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전문 역량들까지도 웹상의 재능마켓을 통해 활발히 거래되는 중이다. 여기에 Be My Eyes는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시각적 지각력과 유휴 시간까지도 즉각적으로 공유할 수 있게 하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사실 이 앱은 내가 겪은 앱 중에 가장 인상적일 정도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앱이다. Be My Eyes와 같은 모델은 인간을 지향하는 스마트 기술의 현주소라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화상통신 기술로 즉시 실질적인 도움을 줄 방법이 생겼고,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여러모로 서로의 부담을 줄여주는 배려가 구현되었다. 그리고 이것들이 적절히 어우러져 자발적으로 마음이 오고 가는 플랫폼이 만들어졌다.

Be My Eyes의 회원가입은 페이스북이나 이메일 계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앱 자체는 영어이지만, 도움을 주고받을 언어를 선택할 수 있으므로 혹시라도 외국 사람과 연결될까 봐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많이 등록되어 활발히 도움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우리는 잠들기 전까지 많은 것을 보고 누리며 살아간다. 하지만 깨어있는 시간 대부분을 스마트폰과 함께하는 우리가, 잠시만 짬을 내면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다. 6월 1일 현재, Be My Eyes에서는 약 8만 명의 도우미들이 2만 명의 시각장애인들에게 22만 번의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 함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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